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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조 칼럼] 전염병과 육불치(六不治)
권해조 칼럼니스트   |   2020-03-02
▲ 권해조 예비역장성, 한국국방외교협회 고문    

최근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여있다. 작년 12월 1일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되어, 1월30일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FEIC)’를 선포에 이어, 2월 28일에는 최고단계까지 격상하였다. 우리 정부도 경계단계에서 2월 23일 최고단계인 심각단계로 격상하여 확진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3월 2일 현재 중국의 8만여 명을 포함하여 세계 64개국에서 9만 여 명의 감염 확진자가 나왔고, 3,000여 명이 사망하였다. 우리나라도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40여일 만에 17개 시도뿐만 아니라 군부대까지 전파돼 4,200여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25명이 사망하였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로 세계 81여 개국이 한국인 입국통제(입국금지 37개국, 입국제한 44개국)를 하여 국제적 고립국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 인간은 오랫동안 질병과 싸우면서 살아왔다. 중세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소멸시킨 흑사병을 비롯하여, 제1차 세계대전 기간인 1918년 세계인구 19억 명 중에 5억 명이 감염되어 5,000만 명이 사망한 스페인 독감, 1968년 80만 명이 사망한 홍콩 독감, 2009년 2만여 명이 사망한 멕시코 신종플루 등이 있다.

 

 특히 근래 2002년 중국 광동지역에서 발생한 사스로 5,300여 명이 감염되어 349명이 사망하고, 2012년 중동에서 발생한 메르스로 1,172명이 감염되어 429명이 사망하였는데, 우리나라에서도 186명이 감염되고 38명이 사망한 기록을 갖고 있다.

 

옛날에도 우리 인간은 병마와 싸운 기록이 많다. 조선의 한의학도 전염병과 싸우면서 발전했다. 동양의학의 의성(醫聖)으로 부르는 명나라 장중경(張仲景)의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도 전염병으로 죽어간 가족의 비참한 치료방법을 모은 책이다.

 

특히 한(漢)나라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편작열전(扁鵲列傳)」에 보면 어떠한 명의(名醫)라도 도저히 고칠 수 없는 6가지 불치병이 있다고 하였다. 이는 중국 제(齊)나라 환공(桓公) 때 명의(名醫) 편작(扁鵲)이 육불치(六不治)의 난치병을 말하면서 이 가운데서 한 가지만 있더라도 병이 중하게 되고 고치기 힘들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육불치(六不治)의 난치병

첫째는 환자가 교만하고 방자하여 내 병은 내가 안다고 주장하는 ‘교자불론어리, 일불치야(驕恣不論於理, 一不治也)’이다. 자기의 병은 자기가 잘 안다고 하면서 주관적인 판단만 중요시하고 정확한 의사의 진료와 충고를 따르지 않는 교만한 사람은 치료가 불가능 하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자신의 몸을 가벼이 여기고 돈과 재물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고칠 수 없다는 ‘경신중재, 이불치야(輕身重財,二不治也)’라고 했다.

 

셋째는 음식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사람은 고칠 수 없다는 ‘의식불능적 삼불치야(衣食不能適, 三不治也)’라고 했다. 옷은 추위를 견딜 정도이며, 음식은 배고픔을 채울 만하면 적당한 것인데 지나치게 음식을 탐하고 편안한 것만 쫓는 환자는 어떤 명의도 고칠 수 없다고 했다.

 

넷째는 음양의 평행이 깨져서 오장(五臟)의 기(氣)가 안정되지 않는 사람은 고칠 수 없다는 ‘음양병장 기부정, 사불치야(陰陽幷臟 氣不定, 四不治也)’라고 했다. 음양이 장기를 장악하여 혈맥의 소통이 단절되면 기가 불안정하여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다섯째로 몸이 극도로 쇠약하여 도저히 약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인 ‘형영불능복약, 오불치야(形嬴不能服藥, 五不治也)’이다.

 

여섯째로 무당의 말만 믿고 의사를 믿지 못하는 환자인 ‘신무불신의, 육불치야(信巫不信醫, 六不治也)’이다. 이는 오랫동안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동안 과학(의학)의 발전으로 질병의 원인과 치료 방법이 끊임없이 개발됨에 따라 질병은 신이 인간에 내리는 천벌(天罰)로 인식하는 종교적 오해도 크게 불식시켰다. 따라서 코로나19의 퇴치도 각종 유언비어나 오해와 편견을 버리고 과학적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의료수준과 체계적인 질병 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의 시책을 적극 준수하고 철저한 개인의 예방수칙과 함께 이상증세가 있으면 즉시 병원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상책이다.


 의학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에도 자기주장만 세우지 말고 사마천의 육불치(六不治)에 대한 의미도 가슴 깊이 새겨볼 일이다. 이번 코로나 19의 출현을 이 세상에 제일 먼저 알리고 지난 2월 7일 세상을 떠난 34세의 젊은 안과 의사 리원량(李文亮)을 비롯하여 수많은 의료진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이번 전염병으로 세상을 떠난 사망자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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