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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칼럼] 정치적 리더십은 경험과 이력에서 나오는가?(1)
4.10 총선 후보자와 유권자에게 보내는 메시지
이상호 칼럼니스트   |   2024-02-17
▲ 이상호 칼럼니스트, 소소감리더십연구소 소장    

 4.10 총선을 50여 일 앞둔 대한민국은 정치적으로 요동치고 있습니다. 길거리에는 예비후보들이 자기를 조금이라도 더 알리기 위해 추위와 매연 속에서 연신 굽신거리며 명함 돌리기에 바쁩니다. 어쩌면 그들의 노력은 눈물겹도록 가상하고 연민까지 느껴집니다. 나는 그들이 정치적으로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그런 후보자 중에는 지역사회에서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며 봉사하고 대화하여 애환을 함께 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동안 거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 중에는 중앙부처 혹은 대통령실 근무 경험을 내세우며 자신을 알리기에 바쁩니다.

 

특히 우리 한국은 선거 때마다 해당 정부 혹은 지난 정부에서 정부 각료 즉 장관 등을 역임한 사람들이 자기의 화려한 이력을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지고 그것을 바탕으로 주민들에게 정치인으로서의 자기의 능력 즉 정치적 리더십을 호소합니다. 

 

 그뿐 아닙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특이한 점이 올드보이의 귀환입니다. 많은 구정치인이 출사표를 던지고 공천 심사를 받고자 합니다. 국민의 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양당은 다선 의원들에게는 불리한 점수를 주어 그들의 출마를 만류하고 그 자리를 새로운 정치적 인재들로 채우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들의 반발뿐만 아니라 유권자들 상당수가 그들에 대한 권위의 기대와 향수에 빠져 있기도 합니다. 하여 그런 올드보이들이 늙은 나이(?)에 정치적 희망을 걸고 자기들의 존재가치를 드러내고 확인하려 듭니다.

 

 여기에는 유권자들의 편견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어떤 편견일까요? 우린 대체로 경험이 많으면 리더십도 뛰어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중앙부처의 장관 등 각료를 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면 정치를 잘할 것이라고 믿고 대통령실 등에 근무한 경험이 있으면 또한 정치를 잘할 것이라 믿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그 경험과 이력을 부각시키고 있지요. 

 

 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런 경험이 정치적 리더십을 보장해 줄 수 있느냐? 다시 말해서 정치적 리더십은 경험과 이력에서 나오는가? 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 많은 한국의 유권자는 이 문제에 대하여 진지하게 논의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그런 경험들이 리더십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것은 맞는 것일까요? 다시 말해서 정치적 리더십은 경험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그에 대한 대답은 맞다고도 할 수 있지만, 틀린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틀리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예를 들어 고대 이스라엘의 군주였던 솔로몬은 지혜의 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린 성경의 솔로몬에 취해 40년이 넘는 솔로몬 집권 시절의 이스라엘 정치에 잘 모릅니다. 솔로몬의 정치는 40년이 넘는 집권 생활 중 전반기 20년과 후반기 20년은 완전히 다릅니다.

 

 전반기 20년의 솔로몬은 지혜의 왕이었으며 국민의 삶을 바르게 이끌고 이스라엘의 부강을 위해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한 위대한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후반기 20년은 철권통치를 한 독재자 솔로몬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솔로몬 사후 독재에 억압된 국민과 지도자들은 분열되어 폭동이 일어났고 이스라엘은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로 분열되게 되었습니다.

 

 솔로몬의 오랜 정치적 경험이 그를 독재로 몰아갔지요. 거기에는 정치적 성찰보다 정치적 경험에 의한 권력의 오만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이요.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과 닉슨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의 대결입니다.

케네디가 대통령에 출마하였을 때 케네디는 당시 부통령이었던 노장 정치인 닉슨에 비하면 애송이였으며 정치적 경험(이력)이 아주 빈약했습니다. 초기 여론조사에서도 닉슨은 케네디를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닉슨은 그 화려한 정치적 이력을 내세우며 케네디를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케네디의 승리였습니다. 당시 미국 국민들은 케네디의 정치적 철학과 비전, 정책에 손을 들어 주었지요. 그런 케네디는 짧은 재임 기간이었지만 미국 역사상 길이 남는 성공한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케네디 사후에 다시 출마한 닉슨은 대통령이 됩니다.

 

 그러나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하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실패한 대통령이 됩니다. 미국의 보수 즉 공화당은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갈 길을 잃고 한참 동안 표류했습니다. 

 

미국의 최근 지도자 중에서 그래도 성공한 지도자로 오바마 전 대통령을 꼽습니다. 그가 35세의 젊은 나이에 일리노이주 의회를 시작으로 정치를 시작하였지만, 그의 정치적 이력서는 화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바마는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도 다른 후보들에 비해 경험(이력서)이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딕 체니와 도널드 럼스펠드 등 상대 후보는 유세 때마다 오바마의 정치적 경험의 부족을 들추어내며 험담하고 깎아내렸습니다. 

 

 이때 오바마는 유권자 앞에 나서서 당당하게 호소했습니다. 드디어 오바마는 그들을 향해 온건하게 일격을 가했습니다. 2006년 12월 15일 <시카고 트리뷴> 연설에서. 오바마는 유권자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습니다.

 

 “리더십은 이력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The test of leadership in my mind is not going to be what’s on a paper resume)” 그리고 2007년 2월 <베니어 페어>연설에서 자기의 경험 부족을 비판하는 상대 후보인 딕 체니와 도널드 럼스펠드를 치켜세우며 “딕 체니와 도널드 럼스펠드는 아주 경험이 풍부한 사람입니다.(Dick Cheney and Donald Rumsfeld have an awful lot of experience)”라고 솔직하고 담대하게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바마는 자신이 그 부족한 경험을 어떻게 채워갈 것인가를 역설했다. 그는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버락 오바마 지음, 리자 로가크 편집, 임재석 옮김 『사람의 마음을 얻는 말』)

 

그렇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유권자들은 그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혜안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오바마가 “리더십은 이력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라며 강조한 리더십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었을까요?

 

그것은 간략히 말해서 "정치적 리더십은 철학과 비전, 가치와 설득력,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변화의 노력, 자기 결점에 대한 겸손한 인식과 보완 노력 등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에 대한 오바마의 진심 어린 노력은 미국인들을 감동시켰다. 미국인들은 오바마의 통합과 희망의 리더십을 본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그런 진심 어린 오바마를 선택했습니다. 미국인들은 화려한 경험(이력서)의 정치인을 택하지 않고 양심과 겸허함과 담대한 비전을 지닌 통합과 희망의 정치인 오바마를 선택했습니다. 

 

민주국가에서 유권자들이 출마자의 정치적 경험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그가 가진 정치적 리더십을 볼 수 있고, 그에게서 진정으로 철학과 비전, 가치, 통합과 희망의 리더십을 발견하고 그것을 존중할 때, 민주주의는 지켜지고 민주국가의 선거는 아름다운 선택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정치처럼 상당수의 유권자가 정치적 팬덤에 빠져 있고, 정치인의 갈라치기에 편승하며, 리더십이 아닌 이력서에 매몰된다면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는 희망을 잃을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정치적 리더십은 경험과 이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경험는 단지 참고 사항일 뿐입니다.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이력서나 부당한 호의(好意) 등에 의해 지도자를 선택하는 나라는 정치적 후진국입니다.

 

 이번 4.10 총선에서 대한민국의 유권자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후보자의 정치적 양심과 정치적 리더십을 진정으로 발견하여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시간이 되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이 문제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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