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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행기] (13) 론다의 누에보 다리, 과달레빈강, 타호협곡, 라 호야 델 타호전망대, 투우장
김성윤 주필   |   2023-12-30
▲ 김성윤 주필, 단국대 전 법정대학장, 정치학 박사     

불편한 호텔, 피곤한 하루

 

나는 지금까지 300개도 넘는 각국의 유명한 도시를 다녀보았지만 세비야에서  머문 일루니온 트란 알코라(HOTEL ILUNION TRN ALCORA) 호텔 같이 열악한 호텔은 처음이어서 매우 당황스러웠다. 우선 복층이 문제요, 복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거의 45도로 가파른 데다 계단이 15개나 되었다. 자다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내려오다 낙상하기 십상인 구조였다.

 

설마 하겠지만 『대한민국 국민 중 자다가 침대에서 굴러 떨어지는 사고는 연간 약 10만 건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로, 2022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층의 사고 건수가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의 원인으로는 급격한 자세 변화, 수면 중 움직임, 침대의 높이, 침구의 상태 등이다. 특히, 노인층의 경우 근력이 약해져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 사고 위험이 높다.』

 

우리일행이 머문 세비야 일루니온 트란 알코라(HOTEL ILUNION TRN ALCORA) 호텔 방 내부 계단     © 경기데일리

 

나는 여행 중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이 호텔이다. 그 구체적인 기준으로

첫째가 객실이다. 객실의 크기, 침대의 크기와 종류, 화장실의 시설, 냉난방 시설, TV, 냉장고, 커피 머신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추어져 있는지부터 사전에 점검한다. 또한, 객실의 청결도도 매우 중요시 여긴다.

 

둘째가 공용 공간이다. 공용 공간인 로비, 라운지, 식당, 피트니스 센터, 수영장 등은 깔끔하고 잘 관리되어 있는지를 점검한다. 물론 공용 공간의 규모와 시설은 호텔의 규모와 등급에 따라 달라진다.

 

셋째가 식음료 시설이다. 식음료 시설은 호텔의 등급과 위치에 따라 다양하다. 뷔페 레스토랑, 일식, 중식, 양식 등 다양한 종류의 식당은 보편적인 호텔도 잘 갖추어져 있다. 넷째가 서비스다. 호텔 직원의 친절하고 전문적인 서비스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섯째가 위치다. 호텔의 위치는 목적지에 따라 중요하다. 관광이나 출장 등 목적지에 가까운 위치에 있어야 이동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여섯째가 가격이다. 호텔의 가격은 등급, 위치, 시설 등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우리가 머문 일루니온 트란 알코라 호텔은 평가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열악했다. 대학기숙사도 이런 곳은 입주를 망설인다.

 

더 나를 슬프게 한 점은 농민들이니까 이런 곳에 재워도 괜찮겠지? 라고 농협 자회사 N여행사 경영진이 우리를 무시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물론 이것은 나의 추측이지만 그렇지 않고야 이럴 수는 없었다. 이 일 때문에 세비야의 아름답고 역사적인 도시를 더 체험할 수 있는 기회조차 날려 버렸다.

 

120곳이 넘는 오페라 배경도시 세비야여 아듀!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후, 스페인은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로 삼고 세비야를 통하여 유럽에 새로운 문물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담배라고 가이드가 말했다. 콜럼버스는 1492년 제2차 항해에서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하여 토착민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고 이를 유럽으로 가져왔다. 담배는 처음에는 유럽에서 약용으로 사용되다가 점차 흡연 문화가 확산하면서 담배공장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1561년, 세비야의 상인 니콜라스 토르레스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담배를 수입하여 판매하기 시작했다. 토르레스는 담배의 인기에 힘입어 1565년 담배공장을 세웠다. 세비야의 담배공장은 유럽 최초의 담배공장으로, 담배의 유럽 전파에 큰 역할을 했다. 그 담배공장은 없어졌지만 오페라 카르멘의 배경이 되었다. 카르멘 오페라는 자유와 사랑에 관한 명대사가 등장한다. 그 중 몇 마디를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16세기 스페인 세비야 출저: WikipediaThe Free Encyclopedia     © 경기데일리

 

 "사랑은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와 같아. 잡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 멀리 도망가. 하지만, 사랑을 자유롭게 놔두면,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카르멘은 사랑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에 비유하여, 사랑을 강요하거나 소유하려고 하면 오히려 멀어진다며, 사랑은 자유롭게 놔두어야 진정한 사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350년 전 우리 여성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를 되돌아보면 이곳은 여성 천국이요, 우리는 여성 암흑기로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사랑은 죄가 아니라고!" (카르멘: "L amour n' est pas UN péch!")

이 대사는 카르멘의 자유로운 성격을 잘 보여주는 대사다. 카르멘은 사랑을 죄악시하는 사회의 편견에 반발하며, 사랑은 죄가 아니라고 당당하게 외친다. "나는 자유롭게 살고 싶어. 나는 내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 (카르멘: "Je veux vivre libre. Je veux décider de ma vie.") 카르멘은 사회의 규범과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살고 싶어 했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 극작가 피에르 오귀스탱 카롱 드 보마르셰가 쓴 희곡 '세비야의 이발사' 역시 스페인의 세비야를 배경으로 하였다. 귀족인 알마비바 백작이 로지나 부인과 사랑에 빠져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피가로 이발사의 도움을 받는다는 내용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작품이다.

 

 세비야의 이발사 대사 중 가장 멋진 사랑에 대한 대화는 1막 15장에서 로지나 부인과 알마비바 백작이 나누는 대화다. 이 대화에서 로지나 부인과 알마비바 백작은 서로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며, 결혼을 약속한다.

 

▲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중 한 장면, 2015년 4월 18일 오후 3시 고양아람극장     © 경기데일리

 

로지나 부인: 알마비바 백작,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알마비바 백작: 로지나 부인, 저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로지나 부인: 하지만 아버지는 우리의 결혼을 반대합니다.

알마비바 백작: 저는 당신을 위해 아버지를 설득하겠습니다.

로지나 부인: 그럼 우리가 결혼하면 어떻게 될까요?

알마비바 백작: 우리는 행복하게 살 것입니다.

로지나 부인: 저는 당신과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알마비바 백작: 그럼 우리 함께 도망칩시다.

로지나 부인: 좋아요, 우리 함께 도망칩시다.

 

이 대화는 두 사람의 사랑이 얼마나 강렬한지를 보여준다. 두 사람은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결심하며, 함께 도망치기로 한다. 이 대화는 '세비야의 이발사' 대화 중 가장 유명한 대화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왔다.

 

이 대화의 또 다른 멋진 점은, 로지나 부인이 알마비바 백작에게 자신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였다는 점이다. 당시에는 여성이 남성에게 먼저 사랑을 고백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로지나 부인은 자신의 사랑을 숨기지 않고, 알마비바 백작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이는 여성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보마르셰의 생각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이 유명한 희곡의 배경 도시 세비야는 스페인 광장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너무나 아름답다는 생각에 이런 희곡의 배경이 되고도 남을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불과 하루 밤 머물다 떠나야 되는 호텔의 불편한 방 때문에 『세상은 꿈과 같은 곳, 그곳은 모든 것이 환영이다.』가 저절로 튀어나왔다. 밤에 외출은커녕 밤새 잠을 설쳤다. 버스를 타고 론다로 가는 도중에도 몽롱한 상태였다. 

 

론다의 누에보 다리, 과달레빈 강, 타호 협곡

 

나는 여행 중 버스에서 졸거나 자는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세비야에서 론다로 가는 도중에 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시간은 지나서 우리가 론다에 도착한 시각은 09시 45분이었다. 론다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위치한 소도시다.

 

해발 780m 고지대에 자리한 론다는 과달레빈 강이 흐르는 깊은 협곡과 절벽으로 둘러쌓여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1793년에 완공된 누에보 다리(New Bridge)는 협곡을 가로지르는 론다의 상징적인 명소로 론다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이요,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다리다. 

 

▲ 협곡을 가로지르는 론다의 상징적인 누에보 다리와 주변의 아름다운 건물/누에보 다리에서 라 호야 델 타호 전망대로 가는 테라스산책로/론다의 구 시가지     © 경기데일리

 

다리는 길이가 98m이고 폭이 7m이며 단일 아치로 지탱되고 있다. 아름다운 석조로 건축되었으며 여러 개의 조각상이 장식되어 있다. 더욱이 아찔한 높이에서 계곡을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압도적이다. 다리는 타호협곡(El Tajo Gorge) 120m 상공에 있으며 과달레빈(Guadalevín River)강의 멋진 전망과 너무나 잘 어울리게 놓았다.

 

다리를 건너면 조그마한 테라스가 있는데 이곳에서 사진 촬영, 산책, 경치 감상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헤밍웨이가 ‘연인과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기 가장 좋은 곳’이라고 예찬 할만한 도시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 론다 타호 협곡(El Tajo Gorge) 120m 중간의 산책로, 헤밍웨이도 이 길을 걸었다고 한다.     ©경기데일리

 

론다 타호 협곡(El Tajo Gorge) 120m 중간의 산책로, 헤밍웨이도 이 길을 걸었다고 한다.

헤밍웨이는 1922년부터 1959년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론다를 방문했다고 한다. 그의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에도 론다의 풍경이 등장한다. 헤밍웨이는 론다에 대해 “론다는 신혼여행이나 여자 친구와 함께 스페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가야 할 곳이다.

 

도시 전체와 그 주변은 낭만적인 곳이다. 멋진 산책로, 좋은 와인, 훌륭한 음식” 등을 꼽으며 칭찬했다. 내가 보기에도 혼자보다 연인과 함께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론다가 가장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인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는다든가 아니면 허리를 감싸 안은 상태에서 아름다운 계곡, 그 너머 들판을 바라본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마음이 설렌다.

 

헤밍웨이의 소설 무기여 잘있거라(A Farewell to Arms)의 주인공 프레데릭 헨리는 이탈리아 전선에서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간호사 카테리나(영어 이름 캐서린) 바클리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헨리는 전쟁에서 벗어나 카테리나와 함께 평화로운 삶을 꿈꾼다. 전쟁이 끝나고 헨리는 카테리나와 함께 이탈리아를 떠나 스위스로 향한다.

 

하지만 카테리나의 임신과 헨리의 전쟁 후유증으로 인해 두 사람은 행복한 삶을 누리지 못한다. 카테리나는 출산 과정에서 사망하고, 헨리는 그녀를 잃은 슬픔에 빠진다. 주인공 프레데릭 헨리는 론다의 레스토랑에서 모라디뇨 와인을 마시며 사랑하는 여인 카테리나 바클리를 그리워하는 장면이 소설의 후반부에 나오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헤밍웨이가 론다의 와인 모라디뇨(Vino Moradinho)를 마시며 시선을 멈추곤 했던 전망대     © 박익희 기자

 

헤밍웨이가 론다의 와인 모라디뇨(Vino Moradinho)를 마시며 시선을 멈추곤 했던 전망대

 

『나는 론다의 레스토랑에 앉아 있었다. 모라디뇨(Vino Moradinho)를 마시고 있었다. 나는 카테리나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론다에 와본 적이 없었다. 나는 그녀를 여기로 데려오고 싶었다. 그녀는 이곳을 좋아했을 것이다. 나는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과 와인을 주문했다. 나는 그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 그녀의 입술, 그녀의 머리카락, 그녀의 목소리. 나는 그녀의 모든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그리워했다. 나는 그녀를 너무나 그리워했다. 나는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녀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이 슬펐다. 나는 그녀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슬펐다. 나는 그녀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슬펐다.』 

 

론다 라 호야 델 타호 전망대, 론다의 투우장, 이크레시아 데 싼타 마리아 라 마요르 성당 

 

론다에는 누에보 다리보다 오래된 로마 시대에 건설되었다는 다리가 있다. 우리는 그곳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누에보 다리 전망대에서 바라만 보았다. 누에보 다리를 보고 다시 되돌아 계곡물이 흐르는 반대 방향으로 걸으며 멀리 보이는 산과 가옥을 눈에 담았다. 그리고 천천히 7분정도 걷다 보면 세계 최초의 현대식  "플라사 데 토로스 데 론다" 투우장이 나온다. 

 

 1785년에 문을 연 6천석 규모의 "플라사 데 토로스 데 론다" 투우장

▲ 1785년에 문을 연 6천석 규모의 "플라사 데 토로스 데 론다" 투우장     © 경기데일리

 

지금은 문을 닫아서 안으로 들어 갈 수는 없었다. 그 투우장에서 계곡 쪽으로 유명 투우사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 판을 하나둘 보고 밟으며 걸다 보면 우리가 걸어왔던 반대쪽을 볼 수 있는 테라스가 나온다. 

 

전설적인 투우사 페트로 로메로의 이름이 새겨진 길 위의  추모판     © 경기데일리

 

이 테라스가 라 호야 델 타호 전망대다. 이 길은 단순한 이동 경로가 아니다.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그 끝자락에 론다 라 호야 델 타호 전망대가 있기 때문이다. 원래 이 전망대는 투우장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던 곳이라고 한다.

 

오늘날은 이 전망대에서 론다의 아름다운 풍경과 산천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개조해 관광객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깊이 100m가 넘는 협곡과 그 아래를 유유히 흐르는 개천은 마치 인간의 삶을 초월한 도사들이 사는 동화의 나라 같다. 계곡을 마주 보며 마련된 라 호야 델 타호 전망대에는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여행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협곡을 바라보는 길 뒤쪽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대신 독일의 유명한 시인 마리아 릴케는 1912년 론다를 방문한 후 론다의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에 감탄하여, 론다를 배경으로 론다의 시에타 라는 시를 썼는데 그 시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론다의 시에타(작은 도시)"/ 릴케

시에타여, 론다의 시에타여,/깊은 협곡 위에서,/강물이 흐르는 곳에,/오래도록 서 있네.

네 굽은 돌담은,/옛날부터 이어져 왔네./네 좁은 골목길은,/사람들의 삶을 품고 있네.

시에타여, 론다의 시에타여,/네 아름다움은,/강물과 협곡,/다리와 성곽과,/사람들의 삶이 어우러져,/빚어낸 것일세.

나는 이곳에서,/삶의 본질을 보았네./사랑과 고통,/희망과 절망,/삶의 모든 것이,/이곳에서 하나로 어우러져,/흐르고 있네.

시에타여, 론다의 시에타여,/나는 이곳을 떠나도,/네 아름다움은,/내 마음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네.

 

이 시는 론다의 지형적 특징과 아름다움을 묘사하고 있다. 시에타는 스페인어로 "작은 도시"를 의미한다. 릴케는 론다를 "시에타"라고 부르며, 이곳이 강과 협곡, 다리와 성곽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시임을 강조하고 있다. 시인은 또한 론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  스페인의 작가이자 정치인인 블라스 인판테(Blas Infante) 동상   ©경기데일리

 

 동상의 주인공 블라스 안판테는 안달루시아 민족주의의 이론을 발전을 발전시켰고, 안달루시아의 상징인 녹색, 흰색, 파란색 삼색기를 만들었으며, 안달루시아의 찬송가인 "엘 힘노드 안달루시아"를 작사했다. 그 노래 4절 가사 『안달루시아 땅에서 들려오는 노래를 들어라:/그것은 더 이상 족쇄를 원하지 않는 자유로운 사람들의 목소리입니다. 후렴 안달루시아 사람들이여, 일어나라! 땅과 자유를 요구하라!/ 안달루시아 사람들이여, 일어나라!/이제 싸울 때입니다』

 

그는 론다가 로마 시대부터 번성했던 도시이며, 론다에는 로마 시대의 유적지와 중세 시대의 성곽이 남아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릴케는 단순히 론다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론다에서 삶의 본질을 보았다고 말한다. 사랑과 고통, 희망과 절망, 삶의 모든 것이 론다에서 하나로 어우러져 흐르고 있다고 했다. 릴케는 론다에서의 경험을 통해 삶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얻었다.

 

그는 이 시를 통해 론다의 아름다움과 함께, 삶의 의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나는 간밤에 잠을 설친 관계로 피곤은 했지만 세계적인 시인 릴케나 문호 헤밍웨이가 거닐던 길, 그들이 앉아서 절경의 창밖을 응시하며 모라디뇨 와인을 마신 레스토랑, 헤밍웨이가 즐겨 찾았다는 투우장 등을 파노라마처럼 떠올리며 시간을 거슬러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를 한참 생각해 보았다.

 

물론 이 소설의 제목은 존던(John Donne)이라는 시인이자 성직자가 쓴 시의 한 구절에서 따온 것이기는 하지만 나에게도 많은 영감과 교훈을 주었다. 누구의 죽음도 나를 위축시킨다. 나는 인류에 포함되기 때문에 ... 그러니 누구 때문에 종이 울리느냐고 알려 하지 마라. 종은 바로 당신을 위해 울린다. (... any mans death diminishes me, because I am involved in Mankinde; And therefore never send to know for whom the bell tolls; It tolls for thee.-- Devotions Upon Emergent Occasions (1624))

 

라 호야 델 타호 전망대에서 1분 정도 구 시가지를 걷다 보면 이크레시아 데 싼타 마리아 라 마요르 성당 (Iqlesia de Santa Maria La Mayor)이 있다  

 

고딕 양식의 이크레시아 데 싼타 마리아 라 마요르 성당 (Iqlesia de Santa Maria La Mayor)     © 경기데일리

 

성당 정문에서 바라보면 왼쪽으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크루즈 캄포(CRUZCAMPO) 레스토랑이 있다. 우리나라처럼 음식을 주로 파는 레스토랑이 아니라 간이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는 곳이다. 이런 곳을 스페인에서는 타파스 (MENU RACIONES TAPAS)라고 하고 메뉴도 적혀있다. 우리의 오늘 오찬 장소는 크루즈 캄포라는 이름의 라 메르쎄드 선술집(TABERNA LA MERCED)에 예약되어 있었다. 이곳에 도착한 것은 10시 52분경이었다. 식사는 이곳에서 재배된 친환경 야채와 토마토 감자와 오징어 튀김과 소오시지로 소박했다. 하지만 깔끔하고 개운한 식사였다.

 

 우리는 지역마다 왜 이런 레스토랑하나 못 만들까? 기껏 발전해서 만든 것이 로칼푸드 정도가 아닌가?  쌈 채소, 엑기스, 유정란, 말린 나물 등 농가에서 직접 채취하고 만든 다양한 농산물을 재료로 음식점을 만든다면 제값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곳에서 식사를 마치고 다시 왔던 구 시가지를 통과하여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중 구 시가지를 눈여겨 볼 수 있었다. 구시가지는 아름다운 백색 건물들과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로 이어져 있다. 곳곳에 마련된 명품 샵과 꽃집, 카페, 기념품 가게들은 우리와 달리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백색의 건물 속에 명품샵과 꽃집, 카페, 기념품 가게가 많은 사람을 유혹하는 론다의 구시가지     © 경기데일리

 

내가 본 건물들은 대부분 흰색으로 되어 있었다. 날씨가 좋아 흰색의 건물들은 햇빛 아래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오래된 건물들은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하고,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우리는 약 15분쯤 도보로 우리를 내려 주었던 공용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12시에 버스를 타고 그라나다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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