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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행기] (11)스페인 광장과 스페인어로 "뱀"을 뜻하는 "시에르페스" 골목에 가다
김성윤 주필   |   2023-12-14
▲ 김성윤 주필, 단국대 전 법정대학장, 정치학 박사     

스페인 광장과 스페인어로 "뱀"을 뜻하는 "시에르페스" 골목에 가다

 

코르도바에서 세비야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120km로 고속도로 A-4를 이용하면 1시간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이 고속도로는 양방향 4차선이다. 우리는 이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세비야로 이동하였다. 2시 12분에 레스토랑타 바닐라 엘 FM팔모라(Restaurante Vanla El Fmpalmo)라는 휴게소에 잠시 들렸다. 급한 용변 볼 분만 내렸다 바로 버스에 올라 차속에서 주변의 끝없이 이어지는 황량한 밀밭과 해바라기 밭을 바라보았을 뿐 아쉽게도 때가 가을이어서 가는 도중 파종된 밀밭이나 해바라기 꽃이 핀 초록의 들판을 볼 수가 없었다.

 

레콘키스타 이후 이슬람 모스크를 개조해 만든 세비야 대성당, 그리고 과거 이슬람 왕조 시절의 정원 문화를 맛볼 수 있는 알카사르 궁전, 김태희가 플라멩코를 춘 스페인 광장 등 스페인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 세비야시내를 3시15분에 가로질러 스페인 광장으로 가면서 버스에서 내다 본 시내는 활기가 넘쳐 있음을 직감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세비야의 인구는 2022년 12월 기준으로 약 74만 명으로 인구규모 만으로 본다면 우리가 사는 천안 시와 비슷하지만 국토가 넓기도 하고 오랫동안 유럽의 관문 역할을 한 도시라서 그런지 시가지가 천안보다 훨씬 복잡하고 활기차 보였다. 

 

우리가 사는 천안과 눈에 띄게 다른 점은 도시 가운데를 과달키비르 강이 흘러 내륙 도시지만 해양과 연결을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세비야는 과달키비르 강 하구에 있으며, 강 하구는 카디스만을 거쳐 대서양으로 나아갈 수 있다. 카디스만은 스페인의 남서부에 위치한 대서양의 내만으로, 세비야에서 약 20km 정도 떨어져 있다.

 

이처럼 강이 흐르기 때문에 강을 이용하여 배가 드나들 수 있다는 점이 천안과는 확연히 다른 도시다. 16세기 대서양을 통해 문물이 드나들 수 있어 유럽의 관문 역할을 했던 것도 도시 가운데를 과달키비르 강이 흐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요, 식민지로부터 막대한 금은보화를 비롯한 귀중한 물자가 유입됨으로써 세비야 대성당 같은 건축물을 유산으로 남겨줄 수 있었던 점도 강이 흐른다는 점이 큰 역할을 했다.

 

▲ 어쩜 이리 아름다운 광장을 건설할 수 있을까? 세비야 스페인 광장     © 경기데일리

 

세비야 시내를 통과 하여 우리가 세비야 스페인 광장에 도착한 것은 오후 3시32분경이었다. 세비야의 중심에 위치한 스페인 광장은 한눈에 세비야의 역사와 문화를 볼 수 있는 장소다. 한국의 유명 여배우 김태희는 2007년 10월 29일 LG전자 싸이언 휴대전화 CF 촬영을 위해 세비야를 방문했다. 당시 CF는 김태희가 스페인광장에서 플라멩코를 추는 내용으로, 스페인의 아름다운 풍경과 김태희의 우아한 자태가 잘 어우러져 큰 인기를 끌었다. CF 촬영을 위해 세비야를 방문한 김태희는 스페인광장 외에도 트리아나 다리, 알카사르 등 세비야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둘러보며 세비야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한다.

 

▲ 국기가 게양된 건물이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 정부의 청사다. 화려한 아르데코 양식으로 1928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1929년 세비야 만국박람회가 개최된 장소다. 건물의 중앙에는 스페인 구기가 아닌 안달루시아 지방의 문장과 국기가 게양되어 있다.     © 경기데일리

 

세비야의 스페인 광장은 1929년에 개최된 이베로아메리카(이베로아메리카는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아메리카 대륙의 국가들을 가리킴) 박람회장 주 시설로 지어졌다. 박람회는 1929년 4월 28일부터 12월 22일까지 열렸다. 이 당시 스페인과 아메리카 대륙의 국가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문화와 산업을 선보였다.

 

스페인 광장은 박람회의 상징적인 건축물에 스페인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을 바탕으로 지어졌다. 광장에는 44개의 아치가 있으며, 각 아치에는 스페인의 각 지방을 상징하는 조각상이 있고 광장 주변에는 다양한 문화 시설들이 자리 잡고 있다.

 

스페인 광장은 박람회가 끝난 이후에도 여전히 세비야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광장은 아름다운 건축물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매년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우리 역시 그들 중 하나의 그룹이다.

 

이 광장에 대해 시인은 시로써 문호들은 글을 통하여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그들 중 훌리오 안토니오 메르카도(Julio Antonio Mercado)의 시를 아래와 같이 소개해 보겠다. 그 이유는 이 작가가 그의 시를 통하여 스페인광장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아주 달콤하게 잘 묘사하였기 때문이다.

 

세비야 스페인 광장(La Plaza de España de Sevilla)/훌리오 안토니오 메르카도(Julio Antonio Mercado)

 

광장의 넓은 뜰에는/연못이 있고, 그 연못에는 백조들이 노닐고 있다

광장의 한가운데에는/분수가 있고, 그 분수에는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다

광장의 주변에는/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이 건물들은/세비야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광장에는 사람들이 북적 댄다/아이들은 뛰어놀고,

연인들은 사랑을 속삭이고,/노인들은 이야기를 나눈다

세비야의 삶은/이 광장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이 시는 스페인 광장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표현하고 있다. 시와 산문의 차이는 시가 주로 시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반면, 산문은 주로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의미를 통해 아름다움을 표현해 준다는 점이다. 스페인 광장에 관한 산문도 한편 소개하고 싶지만 지면관계상 다른 기회로 미루겠다.

 

▲ 세비야의 시에르페스 거리는 세비야의 중심부에 위치한 상점과 레스토랑이 밀집한 거리다. 교과서에서나 본 듯한 아름답고 한가로운 곳이다.     © 박익희 기자

 

스페인광장의 투어를 마치고 버스를 이용하여 수분쯤 후에 버스에서 내린 시간이 오후 4시경이었다. 오래된 골목길을 돌고 돌아 서둘러 세비야 대성당 쪽으로 걸어올 때가 4시14분이었으니 잠시지만 우리는 유서 깊은 골목길에서 세비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골목길에는 노래와 음주로 거리가 북적 거렸다. 이 골목길 이름이 시에르페스 거리(Calle Sierpes)다. 거리의 이름은 스페인어로 "뱀"을 뜻하는 "시에르페스"에서 유래했으며, 거리의 구불구불한 모양이 뱀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골목길은 좁고 구불구불하며, 양쪽에는 19세기와 20세기 초반부터 영업을 해온 오래된 카페와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다. 16세기 후반, 세비야에 최초의 카페가 생겨났다. 그 후 커피의 유입과 함께 카페 문화는 빠르게 세비야 사회에 확산하였다. 세비야라는 도시사회의 일상에 큰 변화를 불러온 카페는 사람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장소로 자리 잡았는가 하면 예술가, 지식인, 정치인들이 모이는 문화적 공간이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는 세비야 사회의 개방성과 다양성을 증진하는 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과 배경의 사람들이 어울리는 장소요, 새로운 아이디어와 문화의 교류 촉진 역할을 하기도 했다. 우리는 그 흔적이 남아있는 시에르페스 거리를 지나오면서 잠시나마 스페인 문화를 맛볼 수 있었다.

 

오늘 날도 이 카페들은 전통적인 세비야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며,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가 많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카페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상점에서는 꽃과 기념품을 판매한다. 시에르페스 거리는 세비야의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답게 지근거리에 세비야의 주요 관광 명소인 세비야 대성당과 알카사르가 있다. 그런가하면 거리에는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열리므로 자연스럽게 세비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 거리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카페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젊은이들은 사랑을 속삭이는 거리. 생동감 넘치는 거리     © 경기데일리

 

안토니오 마차도(Antonio Machado)라는 스페인의 유명한 시인은  "시에르페스 거리"라는 아래와 같은 시를 썼다. 마차도는 "여행은 인간의 마음의 확장이다." 라는 여행의 의미를 잘 표현한 말을 남기기도 한 스페인 출신 유명한 시인이다. 그는 『여행은 단순히 새로운 곳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세상을 더 넓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은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요, 목적을 대신 알려주는 것 같다.

 

시에르페스 거리

-안토니오 마차도-

 

시에르페스 거리, 세비야의 거리

화려한 상점들, 붐비는 사람들

거리는 활기차고, 삶은 풍요롭다

 

시에르페스 거리, 세비야의 역사

무어인들의 유산, 기독교인의 신앙

거리는 혼재되어, 문화는 공존 한다

 

시에르페스 거리, 세비야의 영혼

세비야의 삶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이 거리는 영원히, 세비야의 심장이다

 

이 시는 시에르페스 거리의 화려함과 활기찬 분위기를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거리가 지닌 역사적 의미와 문화적 다양성도 잘 드러내고 있다. 마차도는 이 시에서 시에르페스 거리를 세비야의 영혼으로 까지 표현했다. 거리는 세비야의 삶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며, 영원히 세비야의 심장으로 남을 것이라고 노래했다. 이 시는 시에르페스 거리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세비야의 매력을 심어주는 명시요, 우리의 영혼을 이곳에 붙잡아 두었다.

 

골목길의 끝에는 세비야 대성당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대성당을 바라보며, 골목길을 걸어온 보람을 한순간에 만끽할 수 있다. 골목길을 구경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여유롭게 골목길을 거닐며,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거나, 맛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도 좋다. 아니면, 골목길을 따라 걷다가, 마음에 드는 카페에 들어가서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싶었지만 우리는 일정상 그럴 여유가 없었다. 마치 누구에게 쫒기 듯이 걸어야하기 때문에 문화를 만끽하고 역사를 음미한다는 것은 사치스러운 말이다.

 

▲ "시에르페스 거리"를 지나 도착한 곳은 '파티오 데 로스 나란조스'다. 그곳에서 옛 모스크의 미나렛인 라 히랄다(La Giralda)을 볼 수 있었다. 사진의 뾰쪽한 첨탑이 라 히랄다다.     © 경기데일리

 

우리가 스페인 광장을 오후 4시경에 떠나 세비야 대성당(Catedral de Santa Mar a de la Sede)입구에 도착한 것은 오후 4시 19분이었다. 입구의 조그만 정원 이름은 '파티오 데 로스 나란조스'로 오렌지 나무와 분수대가 있는 세비야 대성당 입장객들의 모임의 장소다웠다.

 

하지만 이곳은 겉보기와 달리 『대성당의 건축가들이 옛 모스크의 일부를 남겨놓은 유서 깊은 곳이다. 이곳은 옛 모스크의 안뜰로 이슬람 통치 시대에는 이슬람교도들이 예배에 들어가기 전에 마음과 몸을 청결히 한다는 의미에서 손과 발을 씻는 공간이었다. 현재 대성당에서는 '파티오 데 로스 나란조스(Patio de los Naranjos)'라는 이름의 정원으로 재단장하여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이 정원에는 분수와 오렌지 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정원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은 옛 모스크의 미나렛인데, 이 미나렛의 이름은 라 히랄다(La Giralda)로 현재 세비야에서 유명한 상징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 위키백과 사전의 홈페이지가 제공한 '파티오 데 로스 나란조스(Patio de los Naranjos)' 와 세비야 대성당     © 경기데일리

 

오페라 피델리오, 피가로의 결혼, 세빌리아의 이발사, 카르멘의 배경 도시가 우리가 돌아본 세비야다. 세비야는 무려 120개나 되는 오페라의 배경 도시로 유명하다. 이국적인 이슬람 문화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 있는 세비야의 모습은 오늘날은 물론이고 중세의 유럽인들에게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더욱이 오페라의 이름을 사람의 성(性)을 부각하다 보니 이탈리아나 독일 같은 곳을 배경으로 하기보다 이국적이면서도 유럽인 스페인이 더 잘 어울렸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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