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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행기] (8) 코르도바, 그란 카피탄 애비뉴, 과달키비르 강
김성윤 주필   |   2023-11-22
▲ 김성윤 주필, 단국대 전 법정대학장, 정치학 박사     ©

스페인에서 3일차 되는 날 우리가 머물 호텔은 꼬드로바 (center Hotel of Cordoba) 센터 호텔이다. 영어 발음은 코르도바이고 스페인어 발음은 꼬드로바 이다. 마드리드에서 머물렀던 호텔은 시내 외곽에 있기도 하고 시차 때문에 피곤해서 외출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 머물 호텔은 시내 중심가에 있는 모텔 수준의 호텔이다. 내 옆방에도 대만에서 온 관광객이 머물고 있을 정도로 아시아인들에게는 익숙한 호텔로 보였다. 미라도에서 6시5분에 저녁을 현지식으로 마치고 곧장 호텔로 와서 방을 배정받고 룸메이트인 김동수 감사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호텔 앞에는 왕복10차선 도로 사이에 공원 같은 중앙 분리대가 있으며 200m 정도의 간격에 1개씩 분수대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그곳을 가로질러 20분 정도 가면 동서남북 큰 네거리가 나오는데 이런 큰 거리를 서양에서는 아베뉴라고 부른다.

 

이 거리는 꼬르도바의 중심거리다. 우리가 머문 호텔에서 백화점까지 도보로 20여 분 걸린다. 그 도로 테라스에는 시민들이 휴식과 음주로 밤거리를 더욱 달구고 있었다.

 

▲ 앞쪽으로 분수대가 보이고 그 앞으로 펼쳐진 도로가 그란 캡틴 아베뉴(Gran Capitán Avenue)다.     © 경기데일리

 

센터 호텔에서 엘 코르테 잉글레스 꼬도바(El Corte Inglés Codoba) 백화점까지 이어지는 대로 이름은 영어로는 그란 캡틴 아베뉴(Gran Capitán Avenue) 이고 스페인어로는 그란 카피탄 애비뉴(Avenida del Gran Capitan)이다. 이 도로는 꼬르도바 시내 중심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주요 도로 중 하나다. 우리가 머문 꼬드로바 센터호텔은 도로의 서쪽에 위치해 있고, 엘 코르테 잉글레스 꼬도바 백화점은 동쪽에 위치해 있다. 두 곳 사이의 직선거리는 약 1.5km다. 

 

우리가 사는 천안시는 인구가 70만 명이나 되는데 인구 30만 명이 사는 도시에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천안시에 있는 야우리 백화점보다 더 많이 입점해 있다는데 놀랐다. 패션브랜드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구찌, 프라다, 샤넬, 루이뷔통, 에르메스, 발렌시아가, 알렉산더 맥퀸, 디올 등등 없는 것이 없었다. 그 밖에 또 놀란 것이 있다면 많은 사람이 거리에서 아주 평화스럽고 한가하게 음주와 담소를 나누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는 점이었다.

 

물론 꼬르도바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그란 카피탄 애비뉴 도로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에 그럴 수 있겠다 싶었지만, 가족과 함께 나온 시민도 눈에 많이 띄었다. 꼬르도바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도로 가장자리에 의자를 놓고 술과 음료를 파는 카페가 연이어 있었다. 스페인에서는 이런 곳을 "테라스(Terraza)"라고 불렀다. 테라스는 시에서 허가를 받고 하는 영업 이다. 사용료는 시의 "테라스 관리 위원회(Junta de Gestión de Terrazas)"에 납부해야 한다.

 

테라스 사용료는 도로의 위치나 크기 그리고 시간대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시내 중심부의 주요 도로에 위치한 테라스는 사용료가 한가한 곳보다 비싸다. 테라스의 크기가 클수록 사용료도 더 올라간다. 더욱이 저녁 시간대의 테라스 사용료는 낮 시간대보다 더 비싸단다. 2023년 7월 기준, 꼬르도바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그란 카피탄 애비뉴 도로에서 테라스를 운영하는 경우 1일 사용료는 주중에는(월~금)1m²당 0.5유로이고 주말(토~일)1m²당1유로이며 저녁 시간대(18:00~24:00)에는 1m²당 1.5유로를 납부해야 한다.

 

나와 김동수 감사도 가스 트로바 라 오텐티카(Gastrobar La Autentica)란 그란 카피탄 애비뉴 테라스에서 생맥주를 한잔씩 시켜 마시고 있을 때 김지범 과장과 이성진 대리가 산책 나왔다가 합석해서 넷이 8잔의 생맥주를 마셨는데 21.60유로다 1유로가 1,409원이니까 환화로 계산하면 3만 434원이다. 넷이 마신 가격이 이정도니,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다. 밤 10시까지 생맥주를 마시다 호텔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숙면을 취하고 이튼 날 6시에 일어나 약간 산책 후 오찬을 하려고 1층 식당으로 갔다. 과일과 유제품 그리고 맛있는 빵이 준비되어 있어서 한국에서 보다 2-3배 더 과식을 한 것 같다.

 

▲ 각종 빵과 유제품이 풍부하게 제공된 아침 뷰페     © 경기데일리

 

오찬 후 정각 9시에 로마시대부터 있었다는 과달키비르 강(Guadalquivir River)을 가로지르는 알카사르 다리 (Puente de Alcazar)로 갔다. 알카사르(Alcázar)는 스페인어로 "궁전"을 의미하는 단어다. 따라서 알카사르라는 이름을 가진 다리는 궁전과 관련이 있는 다리라고 할 수 있다. 꼬드로바의 알카사르 다리, 세비야의 알카사르 다리, 그리고 어제 우리가 거닐었던 톨레도의 알카사르 다리들은 모두 궁전과 관련이 있는 다리로, 궁전의 위엄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더욱이 과달키비르 강을 중심으로 주변은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물론 그 같은 사실은 이곳에 세워둔 스페인의 사진작가 후안 마르티네스(Juan Martínez)가 2013년에 촬영한 사진 작품과 설명을 보고 안 사실이다.

 

▲ 스페인의 사진작가 후안 마르티네스 찍은 사진 『로스 소토스 데 라 알볼라피아(Los Sotos de la Albolafia) 공원이라는 이름에 움직임이 있는 풍경(un paisaje en movimiento)』 이라고 맨 윗줄에 적혀 있다. 그 아래 사진과 함께 있는 글을 AI(인공지능)를 시켜 1차 번역하고 문맥은 내가 다듬은 내용은 아래와 같다.     © 경기데일리

 

알볼라피아 나무숲은 항상 끊임없이 움직이는 풍경이었습니다.

고대부터 이 강둑은 다양한 문화와 여러 종류의 동물이 만나고 지나가는 장소였습니다.

로마인들은 이곳에 도시와 들판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설했고, 무슬림들은 과수원에 물을 대기 위해 운하를 건설 하였습니다.

오늘날에도 알볼라피아 나무숲은 여전히 생동감이 넘치는 공간입니다.

새들은 남쪽으로 여행하는 길에 이곳에서 쉬고, 이곳에 정착한 여러 종류의 동물들은 완벽한 보금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과달라키비르 강은 쉴 새 없이 흐르고, 콘테라 저수지의 물은 하늘과 구름을 물속에 품습니다. 바람은 나뭇잎을 흔들고, 태양은 꽃을 비춥니다.

알볼라피아 나무숲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풍경으로, 생명과 아름다움이 가득합니다.

 

이 글은 로스 소토스 데 라 알볼라피아(Los Sotos de la Albolafia) 공원의 역사와 자연환경을 소개하고 있다. 글의 첫 부분에서는 공원의 오랜 역사와 다양한 문화적, 종교적 배경을 소개하고 다음 부분에서는 공원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공원의 역동적인 모습을 강조하였다.

 

특히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한 "끊임없이 움직이는 풍경"은 공원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상징하고 있다. 공원은 새들의 이동 경로에 위치해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강물의 흐름과 바람의 움직임으로 인해 공원의 풍경은 항상 변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특징은 공원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라고 적고 있다.

 

우리는 9시 47분까지 꼬르도바의 알카사르 다리를 거닐며 이곳에 대한 설명을 가이드 로베르토로 부터 듣고 기념사진 촬영도 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메스키타 사원 정문 왼쪽 맨 위에는 꼬르도바(cordoba)라고 쓰여 있고 맨 아래는 스페인의 시인이자, 작가인 루이스 데 곤살레스 마르티네스(Luis de Góngora y Argote)가 1613년에 쓴 시에 대한 헌정문(... Tvllanoy Sierra  Ohpatia oh Flor De Espania)이 있다. 가이드는 물론이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하지만 호기심이 많은 나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 작가인 루이스 데 곤살레스 마르티네스(Luis de Góngora y Argote)가 1613년에 쓴 시에 대한 약 3m 높이의 헌정문     © 경기데일리

 

헌정문은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꼬르도바, 빛나는 별, / 에스파냐의 꽃, / 테베로 강의 딸, / 시에라 모레나의 여왕."

이 헌정문은 메스키타 사원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기념물이다.

기념물은 조각가 마누엘 벨라스코(Manuel Belásco)가 디자인했으며, 1929년 코르도바에서 열린 이베리아 미술 전시회의 일부로 설치되었다.

 

루이스 데 곤살레스 마르티네스(Luis de Góngora y Argote)가 1613년에 쓴 시의 제목은 "꼬르도바의 찬미(El Panegírico de Córdoba)"이며, 꼬르도바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찬양하는 내용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이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시의 첫 부분

꼬르도바, 빛나는 별, / 에스파냐의 꽃, / 테베로 강의 딸, / 시에라 모레나의 여왕./

이곳은 로마의 영광이 깃든 곳, / 무슬림의 지혜가 꽃피운 곳, / 기독교의 신앙이 빛나는 곳.

이곳은 알카사르의 영광, / 메스키타의 위엄, / 칼라오라의 우아함이 살아 있는 곳.

 

시의 중간 부분

꼬르도바, 빛의 도시, / 사랑의 도시, / 음악의 도시.

이곳은 로마의 법률가들이 웅변을 떨쳤던 곳, / 무슬림의 학자들이 철학을 논했던 곳, / 기독교의 성자들이 설교를 했던 곳.

이곳은 알카사르의 궁정 음악, / 메스키타의 성가, / 칼라오라의 사랑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곳.

 

시의 마지막 부분

꼬르도바, 영광의 도시, / 빛의 도시, / 사랑의 도시.

이곳은 영원히 빛날 도시, / 영원히 사랑받는 도시, / 영원히 기억될 도시.

 

이 시는 꼬르도바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루이스 데 곤잘레스 마르티네스(Luis de Góngora y Argote)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나는 이번 여행 중 헌정문에 새겨진 비문에 다가가 머리를 숙이고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행운이요,  값진 일이었다.

 

`2022년 기준으로, 꼬드로바를 방문한 한국인은 약 1만명이나 된다. 꼬드로바를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주로 20~40대 여성이다. 이들은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여행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유여행객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 로마의 영광이 깃든 다리답게 꼬드로바 알카사르의 다리가 아름다움과 위엄을 자랑하고 있다     © 경기데일리

 

꼬드로바 시 당국은 한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어로 된 관광 안내서와 웹사이트를 제공하고, 한국인 가이드와 통역사까지 배치하고 있다. 또한,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특별 행사와 이벤트도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파악하기로는 이 헌정비를 누구도 소개한 바 없다. 이 비를 소개한 것은 천안농협 사외이사인 내가 처음이요, 조각가 마누엘 벨라스코(Manuel Belásco)가 디자인한 작품을 소개한 것도 내가 처음이다. 더구나 루이스 데 곤잘레스 마르티네스가 1613년에 쓴 꼬르도바의 찬미(El Panegírico de Córdoba)"라는 시의 전문을 소개한 것도 처음이다.

 

시인은 시의 첫 부분에서는 꼬르도바의 지리적 위치와 역사적 배경을 아주 간결하지만 무게 있고 가슴에 와 닿게 소개하고 있다. 꼬르도바는 이베리아 반도의 남부에 위치한 도시로, 로마 시대부터 중요한 도시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중세 시대에는 무슬림의 지배를 받았으며, 이슬람 문화의 중심지로 번성했고 13세기 이후에는 기독교의 지배를 받았으며, 지금은 스페인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로 자리 잡았다는 자부심을 담아냈다.

 

▲ "끊임없이 움직이는 풍경"은 과달라키비르 강에 그대로 녹아 있다,     © 경기데일리

 

시의 중간 부분에서는 코르도바의 문화적, 역사적 유산을 찬양을 단 몇 줄에 담았다. 코르도바에는 알카사르, 메스키타, 칼라오라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적지가 있음을 은근히 자랑한다. 알카사르는 로마 시대에 지어진 궁전으로, 무슬림 시대에는 이슬람의 권력과 부유함을 상징하는 건물이었음을 강조한다. 스페인은 기독교 국가인데도 메스키타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모스크로, 이슬람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건축물임을 빼놓지 않았다. 칼라오라는 기독교 시대에 지어진 궁전으로, 스페인의 왕실이 머물던 곳임을 상기 시켜 기독교 국가임을 자랑 하였다.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꼬르도바의 영원한 번영을 기원하였다. 꼬르도바는 과거에 빛나는 도시요, 현재에도 빛나는 도시이며 미래에도 계속해서 빛나는 도시로 남기를 기원하며 끝을 맺고 있다. 얼마나 아름다운 시인가? 이 보다 이도시의 자부심을 어찌 더 끌어 올리겠는가? 그러면서도 계속 더 빛나고 발전하기를 기원했다.

 

나는 이 시를 읽으며 시는 바로 이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야! 라는 탄성이 저절로 입 밖으로 튀어 나왔다. 일본의 유명한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여행이란 그런 겁니다.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면, 아무도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여행을 가진 않을 겁니다. 몇 번 가본 곳이라도 갈 때마다 ‘오오, 이런 게 있었다니!’ 하는 놀라움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바로 여행입니다.” 라는 말을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에서 썼다는데 오늘은 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곧장 입장이 안 되는 관계로 메스키타 사원에 입장하기 전까지 1시간 동안 화장실도 다녀오고 기념품도 구입하며 시간을 보냈다. 

 

▲ 메스키타 사원 뒤쪽의 의 종탑     © 경기데일리

 

▲ 메스키타 사원에 입장하기 전 각국에서 온 관광객이 쉬거나 골목에서 대기하고 있다/ 꼬드로바의 과달라키비르 강을 가로지르는 로마시대에 놓았다는 아름다운 알카사르 다리와 메스키타 사원/ 메스키타 사원에서 본 꼬드로바의 상징물이 그림처럼 보인다. © 경기데일리     © 경기데일리

 

그러던 중 윤노순 조합장이 윤영찬 이사와 남기주 이사에게 우리 돈 3만원 정도하는 "펠트 리본 모자(felt ribbon hat)"라고 불리는 모자를 하나씩 선물해 주었다. 당사자들은 극구 사양했지만, 그 모자를 바꾸어 쓰니 세련되고 10년은 젊어 보였다. 실제로 이 모자는 19세기 후반에 영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했으며, 007시리즈의 총잡이들이 착용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오늘날, 이 모자는 주로 캐주얼한 의상과 함께 착용하며, 남성과 여성 모두 착용할 수 있다. 두 분 이사님은 천안농협이 아니라 세계적인 멋쟁이로 둔갑하는 순간이다. 이런 묘미 때문에 여행은 우리가 사는 장소를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편견을 바꿔주는 것이 아닐까?

 

▲ 다양한 모자가 가게마다 가득 걸려 있었다. 이 중에 하나를 윤 조합장이 두 분 이사께 선물을 하였다.     © 경기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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